솔직히 저도 처음엔 그냥 지나쳤습니다. 미술관에서 정물화 앞에 섰을 때, 눈길은 자연스럽게 인물이나 풍경으로 향했고 식탁 위 과일이나 빵은 그냥 배경 소품쯤으로 여겼거든요. 그런데 어느 날 반쯤 썩은 복숭아가 그려진 네덜란드 정물화를 보다가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화가가 왜 굳이 썩어 가는 과일을 골랐을까. 그 의문 하나가 명화 속 음식의 세계로 저를 끌어당겼습니다.그림 속 음식에 담긴 상징 — 빵, 포도, 생선이 말하는 것서양 미술에서 음식은 단순히 식탁을 채우는 소품이 아닙니다. 제가 처음 이 사실을 실감한 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'최후의 만찬'을 자세히 들여다봤을 때였습니다. 그림 속 빵은 예수의 몸을, 포도주는 그의 피를 상징하는 성찬례(Eucharist)의 핵심 요소입니다. 여기서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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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6. 8. 9. 10:02

